2부 그럼에도 산다는 것은

-인생리셋
김범석 교수님이 학회 발표가 있어 택시를 탔는데, 그 택시기사가 예전에 암에 걸려 자신에게 치료받았던 환자분이였다. 우연히 만나게 되어 신기했던 그 시간들에서 그분은 한번 죽었다 살아나니 모든 것들이 감사하게 느껴진다고 했다. 이미 죽은 목숨인데 죽은 사람이 귀신처럼 다니는거라고 생각하니 예전같았으면 낼 화도, 예전에 의미부여하던 형식적인 것들에서 자유해졌다고 했다는 구절이 인상깊었다. 아들 또한 아버지 인생이 리셋된것 같다고 말할 정도라고 했으니 많이 바뀌셨다고 생각이 든다. 그분의 현상태는 암수술을 세번이나 받았고 암이 다시 도져서 항암치료를 받아야만 했다.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것도 아닌데, 그는 행복하다고 말하고 있었다. 김범석 교수님은 저분보다 못한 것이 없음에도 참 행복을 느끼지 못함이 슬프다고 표현하셨고, 암이 주는 또다른 이면으로 삶의 감사를 회복한 그가 부럽지 않았을까 싶다.

-요구르트 아저씨
석달에 한번씩 오는 요구르츠 아저씨가 있었다. 극단적 장기생존자는 말 그대로 암환자임에도 극단적으로 오래 사는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은 컨디션이 좋기 때문에 입원하지 않는다. 이런 환자들의 공통점은 긍정적이라는 점이다. "선생님 아니었으면 저는 진작에 죽은 사람이었죠. 보너스로 사는 건데 얼마나 감사한 일이에요. 이왕 보너스로 사는거 즐겁게 살아야죠. 안그래요?" 결과에 대한 긍정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과정과 태도에 대한 긍정이다.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내가 잘해낼 수 있다는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그 자체가 긍정이여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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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2부를 읽으면서는 마음이 좋지 않았다. 암이라는 것이 실제적이고, 우리 주변에 가까이 와닿고 있으며 회피한다고 오지 않을 것이 아님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2부에 나오는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 중 위 두 이야기를 보면서 안좋던 마음들을 위로할 수 있었다. 이 두 분은 실제로 죽음이라는 고비를 겪은 분이라 그런지 현재 주어진 하루들을 다른 사람들과 다른 태도로 살아가고 있었다. 사람은 간사하기에 위기가 오지 않으면 그 간절함이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 어쩔수 없는 사실이지만 간접적으로 들려주는 책의 이야기를 통해서 조금 더 다르게 살아보고싶었다. 받아들여야 할 것을 받아들이고 그 유한함 속에서 기쁨으로 살아보고싶다. 이 책을 읽고 난 후에 가족끼리 먹는 식사자리가 더 소중하게 느껴졌다. 머리로만 알고 사실상 온전히 알지 못하고 있는 평범의 가치들을 더 찾고싶다.

#오늘의감사
1. 아침에 나만의 시간을 갖고 시작할 수 있었음이 감사합니다.
2. 가족이 모두 건강할 수 있음이 감사합니다.
3. 점심시간에 책을 읽는 시간이 있을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4. 저녁에 예쁜 하늘을 볼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5. 감사일기를 씀으로써 감사를 이야기할 수있어서 감사합니다.